어제 아빠는 감동했다.
아빠 왔다고 라면도 해주고 계란 프라이도 해주고.
그 쪼물딱거리며 움직이던 손이 아직 작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려 하고
사실 아빠가 티를 충분히 내진 않았지만 그래도 꽤 감탄하고 있었어!
오해하면 안 돼.
아빠가 피곤해서 평소에도 티가 안 나는데 더 티가 안 난 거야. 알았지?
아빠는 표정 변화가 적어서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고
무서워서 쉽게 못 다가가겠다고 말한 사람도 제법 있었거든.
그러니 티가 안 난 거야 알았지?
그러고 보니 아빠도 처음 밥을 짓는 걸 배운 게 9살이었지 아마?
몇 년 전, 보이스카우트 행사 문제로 시끌시끌했던 것을 보면
지금도 있긴 있겠지?
얼마 전에도 강원도에서 잼버리를 했다더라.
아빠는 9살 때 캠프에 참가만 했었던 것 같은데,
거기서 하루 묵으려면 밥을 할 줄 알아야 했던 거야.
그래서 부랴부랴 밥 짓는 걸 배웠지.
압력밥솥이라고,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 밥을 짓는데,
불 조절을 잘해야 했거든? 시간도 보고 냄새도 잘 맡아가면서.
근데 자리 비운 사이에 밥이 몽땅 타버린 거야!!
결국 곤지암 할아버지와 투덜거리며 먹었던 기억이 나.
그리고 그때 배운 걸 지금까지 써먹는데,
의외로 아빠가 한 밥이 맛있다며 다들 좋아하더라.
비슷한 나이에 너도 하려고 하는 걸 보니 그때 생각도 나고 그러네.
그래도 불 옆은 위험하니 항상 조심하고
불 켜 놓고는 자리 뜨지 마라.
아빠가 그러다 태웠거든.
요리 도구도 조심해야 한다. 알았지?
오늘도 재밌는 하루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9월 1일
아빠가
강산에 〈넌 할 수 있어〉
노라조 〈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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