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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26의 게시물 표시

2026년 9월 22일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를 써볼까. 지금 쉬면서 과자를 먹고 있으니 아빠가 어렸을 때 좋아하고 먹었던 과자에 대해 써볼까? 심지어 지금도 있어! 새우깡, 오리온 치토스, 썬칩. 그중 치토스라는 과자는 광고가 재밌었어. 치타가 과자를 먹으려고 엄청 애쓰는 광곤데 끝엔 결국 못 먹어. 그리고 매번 하는 말은 “언젠간 먹고 말 거야. 치토스” 어찌나 유명했는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니까? 오리온 치토스 광고 (1994) — 유튜브에서 보기 광고도 유명했지만 치토스엔 따조라는 동그란 딱지가 있었지. 가운데가 볼록 튀어나와 있어서 팽이로도 가지고 놀 수 있었어. 주로 책상에서 딱지치기나 입으로 불어 넘기는 게임용으로 가지고 놀았지. 오리온 치토스 따조 광고 (1999) — 유튜브에서 보기 아빠가 그걸 꽤 잘해서 친구들 걸 엄청 따서 상자에 가득 가지고 있을 정도였거든. 나중엔 1장에 50~100원으로 친구들에게 팔았지. 문방구에서도 아이들에게 인기니 따조만 가져다가 엄청 팔았었지. 그러다가 언젠가부터는 치토스가 안 나오더라? 회사들끼리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데 한참이 지나 다시 나오더라. 너희는 요새 빼빼로, 포키, 계란 과자, 하리보 등등을 좋아하던데 따조 같은 건 거기 안 들어 있겠지? 계란 과자에 스티커는 들어 있던 걸 봤다만. 이건 여담인데 어렸을 때 일기나 기록을 좀 더 해뒀다면 어땠을까 싶어. 그랬다면 지금보다 덜 고민하며 이 이야기를 쓰지 않았을까? 이것보다도 재밌었던 일이 더 많았을 텐데 그런 건 아쉽네. 너희도 나중에 한번 일기와 같은 기록을 쓰는 걸 고민해봐. 알았지?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9월 22일 아빠가 어려운 말 풀이 문방구 — 공책, 연필, 지우개 같은 학용품이랑 사무용품을 파는 가게야. 딱지치기 — 딱지를 바닥에 놓고 다른 딱지로 쳐서, 그게 뒤집히면 따먹는 놀이야. 여담 — 하던 이야기와 상관없이 재미로 곁들이는 딴 이야기야.

2026년 9월 21일

오늘은 아빠가 어렸을 때 친구들과 보고 했던 걸 이야기해 볼까 하다가, 너희가 한 말이 생각났어. 예전에 학교에서 피구를 했다지? 아빠도 피구 하면 생각나는 게 있어. 피구!! 너희는 좋아하는지 모르겠는데, 피구는 아빠 때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이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이었어. 남자아이들은 주로 축구와 농구를 했는데 여자아이들은 잘 안 하더라고. 근데 또 피구는 자주 하더라? 그래서 체육 시간에 선생님이 자주 시키곤 했지. 피구는 사실 남자애들한텐 심심한 편이었는데, 그래도 자주 했던 건 만화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때 〈피구왕 통키〉라는 만화영화가 있었거든. 지금도 기억나는 건 오프닝 곡이 참 좋았다는 것. 그리고 불꽃슛! 불꽃슛을 외치며 던지면 공이 불을 뿜으면서 날아가. 그래서 공을 잡아도 상대가 날아가 버려서 지게 돼. 만화에서 최고, 최강의 기술로 나와. 이게 엄청 유행이라 애들이 “불꽃슛!” 하고 외치면서 공을 던졌다니까! 아빠는? 글쎄, 다행히 안 한 것 같아. 아빤 농구, 축구 쪽이었거든. 대신 축구는 〈축구왕 슛돌이〉를 보고 따라 했지. 하하 아유, 창피해. 그리고 불꽃슛 모양이 들어간 피구공도 많이 팔렸지. 아빠랑 비슷한 나이 어른들은 다들 알지 않을까? 그땐 볼 게 티비나 비디오 정도라서 다들 비슷한 걸 보고, 비슷하게 알고 있었어. 그게 다 이야깃거리가 됐지. 너희는 나중에 크면 또래 애들하고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네.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이야길 하려나?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9월 21일 아빠가 어려운 말 풀이 오프닝 — 만화나 방송이 시작할 때 나오는 부분. 여기서는 그때 나오는 노래를 말해. 유행 — 어떤 놀이나 물건, 말투 같은 게 한동안 많은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지는 것. 비디오 — 여기서는 영상을 담아 두던 테이프. 기계에 넣어서 텔레비전으로 틀어 봤어. 이야깃거리 — 같이 이야기할 만한 거리. 또래 — 나이나 수준이 비슷한 친구...

2026년 9월 17일

오늘은 일을 하는데 하늘이 너무 예쁜 거야. 뭉게뭉게 구름도 있고 하늘도 맑고 그래서 하늘에 자꾸 눈이 가더라. 아빤 어렸을 때부터 하늘을 보는 걸 좋아했었어. 처음 시작은 중학생쯤인데, 고개를 숙이고 땅을 보는 게 싫다는 괜한 치기로 시작했는데 그런 치기와는 상관없이 좋더라고. 그래서 자주 바라보게 됐지. 오늘도 그렇게 보는데 구름 모양이 재밌는 게 너무 많았어. 어떤 애는 거북선 어떤 애는 거북이 어떤 애는 티라노 어떤 애는 강아지, 캥거루, 드래곤 등등등 어찌나 재밌는 구름이 많은지 오늘은 아빠가 목동인 줄 알았다니까? 왜 목동이 갑자기 나오냐고? 목동은 양치기였는데, 밤에 늑대를 막기 위해 잠을 늦게 자거나 안 자는 경우가 많았나 봐. 그래서 밤하늘을 자주 보았다는데 별이 너무 많은 거지. 이리저리 그리다 보니 별자리가 되었다더라. 하지만 이건 어린이용 설명이고 대체로는 다른 이야기를 해. 전문적으로 별을 보는 사람들이 만들었다곤 하는데, 어쨌든 흔한 설명은 지금과 같은 목동 이야기지. 아빠는 별자리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 오리온의 허리띠 정도는 알지. 너희도 나중에 하늘을 한번 바라봐 봐. 재밌는 모양을 찾게 될 수도 있으니.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9월 17일 아빠가 어려운 말 풀이 치기 — 어리고 유치한 기분이나 마음이야. 목동 — 소나 양 같은 가축한테 풀을 뜯기며 돌보는 아이야. 양을 돌보면 양치기라고도 해. 별자리 — 밤하늘의 별들을 이어서 동물이나 사람, 물건 모양으로 이름 붙인 거야. 지금은 전 세계가 88개로 정해 놓고 써. 북두칠성 — 큰곰자리에 있는 국자 모양의 밝은 별 일곱 개야. 북쪽 하늘에서 찾을 수 있어. 카시오페아 — 북쪽 하늘에 있는 W자 모양 별자리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왕비 이름에서 왔어. 오리온의 허리띠 — 오리온자리 한가운데 나란히 늘어선 밝은 별 세 개야. 겨울밤에 잘 보여. 오르트 구름 — 태양계 가장...

2026년 9월 16일

자전거가 요즘은 달리기에 밀려 인기가 덜하지만, 한동안은 인기가 높았지. 아빠도 자전거를 엄청 좋아해. 내 기억으론 아마 11살이었을 거야. 두 발 자전거를 처음 배운 건. 친구가 보조바퀴를 떼고 자전거를 타게 됐다고, 아빠한테도 타는 법을 알려준다며 주차장 언덕에서 자전거를 태우고 밀었지. 그렇게 해야 빨리 배운다나? 중간에 넘어지고 난리도 아녔지. 나중엔 사람 많은 곳을 피해 다니는 연습이라며, 사람 많이 다니는 골목길로 밀어 넣더라니까? 여기저기 부딪치고 넘어지고 정말 난리도 아녔다. 정말. 2년 뒤 윗집 형의 자전거를 물려받아, 드디어 아빠의 자전거가 생겼어. 자전거가 생기니 드는 느낌은 자유였어. 아빠 다리로 페달을 굴려서 어디든 갈 수 있잖아? 그리고 스치는 바람도 시원해 너무 좋더라고. 정말 여기저기 다녔었는데, 저 멀리 떨어진 친구 집에도 놀러 가고, 심지어 동네 뒷산을 자전거 타고 올라갔었다고! 그리고 조금 커서는 학교 소풍 때도 끌고 갔고, 어른이 되었을 땐 자전거를 타고 제주도도 한 바퀴 돌았었지. 그뿐인가, 한강 자전거 길을 따라 여의도도 가고 양평 두물머리도 몇 번씩 갔었지. 지금은 동네가 굴곡이 심하고, 시간이 없어 타기도 어렵고, 자전거가 망가져 없다는 핑계를 대며 안 타고 있어. 그래도 가끔씩 그립기도 해. 다음엔 전기 자전거라도 사볼까? 하하. 너희는 어디든 갈 수 있다면 어디 가 보고 싶어?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9월 16일 아빠가 어려운 말 풀이 물려받다 —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거나 쓰던 걸 넘겨받는 거야. 페달 — 자전거에서 발로 밟아 바퀴를 굴리는 부분이야. 자유 — 누가 붙잡거나 막지 않아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야. 굴곡 — 이리저리 굽고 꺾인 모양이야. 핑계 — 하기 싫은 일을 피하려고 다른 까닭을 내세우는 거야. 자전거 탄 풍경 〈너에게 난, 나에게 넌〉

2026년 9월 12일

요즘 아빠의 취미 생활은 이렇게 글 쓰는 거야. 짧고 가벼운 편지 형식의 글이지만 그래도 꽤나 품이 들어 그동안은 잘 하지 않았던 거지. 어떤 품이 드냐고? 그림이나 레고, 만들기를 할 때와 비슷해. 어떤 내용을 쓸지 고민하고 그 내용이 너희에게 적합한지 고민하고 사실에 부합하는지 고민하고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쓸지 고민하지 그 이후는 아빠가 못하는 작업이야. 그림으로 치면 잘 못 그린 곳을 지우고 수정하고 레고로 치면 블록 잘못 쓴 거 찾아서 고치는 작업이지. 글에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또는 문맥 등등인데 아빤 이런 걸 잘 못 고치거든. 다행히 요즘은 AI라는 것이 있어 잘 못하는 걸 대신 도와주고 조언해줘서 이렇게 편하게 쓰는 거지. 그러고 보면 요즘 AI는 정말 놀랍더라. 예전엔 그저 대화나 좀 하는 정도로 쓸 수 있었는데, 요즘은 만들고 싶은 게 있다면 컴퓨터 세상에서는 어지간한 건 만들어주니 말이다. 그렇지? 보드 게임이나 숫자 게임, 아빠가 필요한 프로그램 등등을 만들어 봤는데, 모양새나 만듦새, 기능의 차이는 있겠지만 예전엔 감히 엄두가 안 나던 일들을 하게 되니 놀라울 뿐이지. 거기에 잠깐 사이에 이렇게 변했으니 앞으론 또 어떻게 변해갈지 몰라 궁금하기도 해. 혹시 모르지 예전과 같은 설레발이었을지도? 예전에 인터넷이 막 퍼지기 시작할 때 그런 이야기가 많았거든. 일자리가 줄어든다. 동네는 다 망한다. 직장에서 쫓겨나는 사람이 많을 거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에게 가장 좋았던 말은 "이제 창의적인 사람이 돼야 하니 굳이 외우는 공부는 하지 않아도 된다!"였어. 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모두 만세를 외쳤지. 물론 그 말이 틀렸다는 건 증명됐어. 창의력도 지식이 있어야 나오는 법이더라고. 요즘에도 다시 그런 말이 도는 것 같기도 한데 이번엔 어떻게 될지 걱정이네. 그러니 외우는 공부 우습게 보는 말이 돌아도 너희는 한 귀로 흘려. 오늘도 기우 하나를 적으며 글을 마무리할게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

2026년 9월 11일

요즘 무척 날이 시원하고 좋아 그렇지? 아빠도 그렇게 생각해. 어제 일 끝내고 차에서 내리는데 하늘에 붉은 노을이 아주 멋있게 펼쳐져 있었어. 그러면서 생각했지. 내일도 맑겠구나. 그러고 보면 너희도 이런 말 배웠는지 모르겠다. 저녁노을이 붉으면 다음 날 맑고 아침노을이 붉으면 비가 온다. 햇무리, 달무리가 지면 비가 온다. 아침 안개가 짙으면 맑다. 제비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 개미가 줄이어 이사 가면 비가 온다. 영국 속담에 소가 누우면 비가 온다는데 이건 뻥인 것 같고 나중에 배울 테지만 기압이나 공기 중의 습기 때문에 벌어진다는데 꽤 잘 맞아. 기억해 뒀다가 나중에 확인해 보면 재밌을 거야. 실제로 어제 아빤 붉은 노을을 봤는데 오늘 날씨가 아주 좋잖아? 그나저나 오늘이 9월 11일이네. 아빠가 고등학생이었을 때인데, 뉴스를 보니 무서운 테러 사건이 미국에서 일어났었어. 그것 때문에 전 세계가 한동안 난리도 아니었지. 요즘처럼 꽤 오래 전쟁을 하기도 했고. 크게 번질 것 같진 않지만 계속 이렇게 전쟁이 벌어져 큰일이다. 세상이 급하게 변하려는가 싶네. 너희가 크고 취업할 때가 되면 어떤 모습으로 되어있을지. 뭐, 이런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기우라는 말을 써. 기우는 옛날 중국 기나라 사람이 하늘이 무너질까 봐 걱정했다는 데서 나온 말이야. 쓸데없는 기우보단 오늘 하루 재밌게 잘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9월 11일 아빠가 빅뱅 〈붉은 노을〉

2026년 9월 8일

어디 보자. 전에 만화 이야길 했었지? 아빠가 어릴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마르고 닳도록 자주 보던 만화책이 하나 있었지. 전략 삼국지!! 무려 60권짜리였지. 정말 재밌게 봤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네. 곤지암 할머니가 아빠에게 다른 집 아이 줘도 되냐고 물었던 기억이 있는 걸 봐선 누구 줬겠지. 뭐 그보다 이제 살면서 누군가가 너희에게 삼국지 이야길 많이 할 거야. 오늘만 해도 아빠와 엄마가 삼국지에 나오는 고사인 삼고초려를 이야기했다니까? 아빠가 너희에게 처음 이야기해주는 거라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하하 너희에게 말해야 할 건 삼국지가 뭐냐는 거겠지? 옛날 중국 역사 소설 이야기인데 그중에서도 나라가 셋으로 나뉘어 싸울 때가 있었어. 나라가 나뉘어 서로 싸우는 걸 내전(內戰) 이라고 하는데 어찌나 대단하고 유명한지 최고의 내전이라고들 해. 그 이야기 속 사건과 사람들이 너무 흥미로워서 1,7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이 그걸로 이야기할 정도야. 그뿐인가? 게임, 영화, 드라마도 만들어서 사골마냥 울궈먹지. 아빠도 좋아해서 지금도 시간 날 때 가끔 봐. 어떤 영웅은 미래를 꿈꾸며 사람을 모으고 어떤 영웅은 자신의 꿈을 이뤄줄 사람을 찾아다니고 어떤 영웅은 전쟁에서 멋진 활약을 하기도 하고 어떤 영웅은 미래를 준비하고 어떤 영웅은 좌절해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기도 하고 등등등 수많은 사람이 등장해 지금까지도 누가 좋니, 누가 세니, 누가 더 똑똑하니 등으로 다투고 있지. 그때 만들어진 내용이나 제도가 오늘까지 내려오는 것도 있고. 예를 들면 당시 관리를 1~9품으로 나눴는데, 그게 여러 나라에 전해져서 오늘날 대한민국까지 영향을 줬어. 건너건너긴 하지만 우리나라 공무원도 1~9급으로 나뉘어 있지. 지금은 어렵겠지만 나중에 너희들도 꼭 한번 봐봐. 정말 재밌거든. 이야기하니 다시 보고 싶네.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내전(內戰): 안 내(內), 싸울 전(戰). 한 나라 안에서 편이 갈려 서로 싸우는 ...

2026년 9월 5일

아빠가 보고 장난감도 샀던 볼트론. 사자 다섯 마리가 합체하는 변신 로보트라 인기가 엄청났었지. 이전에도 말했지만 아빠가 어렸을 땐 일본 만화의 절정기였던 것 같아. 아이뿐 아니라 어른이 봐도 재밌는 것, 아니지, 어른이 볼만한 만화를 아동용으로 만들다 보니 정말 재밌는 게 많았어. 그런데 당시는 1900년대에서 2000년대로 달력이 넘어가기 전이라 뒤숭숭했어. 그냥 날짜만 바뀌는 건데도 앞자리 숫자가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나 봐. 특히 일본이 그게 심했었는지 온갖 만화와 전대물에 어두운 내용이 많이 들어갔어. 기본은 지구가 망하기 직전까지 가는 거지. 볼트론 시작은 이래. 1999년에 핵전쟁이 나서 지구가 다 타 버려. 우주에 나가 있던 다섯 명이 돌아와 보니 고향은 불덩이가 돼 있는 거야. 그러니까 이 애들은 지킬 지구가 없는 채로 싸우는 거지. 로봇은 그다음에 나와. 거기다 파일럿 한 명은 6화에서 죽었을 거야. 후뢰시맨도 만만치 않아. 다섯 명의 아이가 있는데 그 다섯도 원래는 지구 아기였어. 외계인한테 납치돼서 다른 별에서 스무 해를 자랐지. 그러다 어른이 돼서 지구로 돌아와. 싸우러 온 게 아니라 부모 찾으러 온 거야. 그런데 다른 별에서 자란 몸이라 지구에 오래 있으면 죽는대. 마지막 회에선 남을 수 있는 시간이 화면에서 초 단위로 줄어들어. 부모를 찾은 건 다섯 중 한 명. 그마저 찾자마자 헤어져. 지구를 지켜 놓고 지구에서 못 살고 떠나는 거야. 볼트론은 남의 별을, 후뢰시맨은 지구를 지켜. 그런데 둘 다 돌아갈 집이 없어. 하나는 지구가 없어져서, 하나는 지구에서 살 수 없는 몸이라서. 아빠가 어렸을 땐 몰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주인공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았나 싶어. 꼭 그래야 했을까? 그래서 그런가 지금은 그런 거 말고 좀 밝은 내용과 색채의 만화가 많이 나오는 것 같더라. 카봇, 하츄핑, 또봇 등등등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때 있었던 이상한 이야기도 말해줄게.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9월 4일

아들, 오늘 감기 때문에 병원에 갔다지? 어떻게 감기에 걸렸고 현재 네가 어디가 아픈지, 그래서 병원에 가야겠다며 네가 엄마에게 말했다던데 어린 나이이지만 대단하다. 그렇게 논리적으로 말하려 여러 사람이 노력하고 훈련을 하지만 잘 안 되어 자기의 생각을 잘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지금도 어려워하지만 아빠도 어렸을 때 그게 잘 안 되었는지 곤지암 할머니가 웅변 학원을 보냈다고 했었거든. 지금은 연설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지만 당시엔 웅변이라는 말을 했었고 유행이었지. 여러 사람이 보는 단상 앞에 서서 자기의 생각을 일장 연설하는 법을 배우는 거였거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 줄 수 있다는 말이 많아 당시에 유행했던 것 같아. 지금은 직접적인 웅변이나 연설이 아닌 다른 것으로 배우지. 발표 연습이라든가 유튜브로 방송을 하거나 쇼호스트로 나와 홈쇼핑에서 남에게 판매하는 법을 배우거나 등등. 점점 세분화되면서 바뀌더라. 그런 일을 하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로 전달하는 법에 익숙해지면 아빠보다 말을 잘하게 되지 않을까? 아빤 이상하게 말로는 아빠 생각이 온전히 다 전달이 안 되더라. 너무 축약해서 말이 나가는 경우도 있고 글보단 잘 안 되더라. 사람마다 말이 더 잘 되는 사람, 글이 잘 되는 사람이 있다던데, 아빠는 후자인가 봐. 이따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가면 오늘 하루 어땠는지는 말해 줘.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9월 4일 아빠가 옥상달빛 〈수고했어, 오늘도〉

2026년 9월 3일

어제 편지에도 썼지만 이제 가을로 접어드는 게 눈에 보이네. 첫 번째는 하늘!! 비가 와서 그렇기도 하지만 가을 하늘은 유독 높지. 나중에 학교에서 배울 테지만 빛이 흩어지는 것 때문에 그렇게 느껴진다고 하더라. 신기하지? 두 번째는 낙엽. 아직 눈에 띄게 많진 않지만 슬슬 떨어져 있는 게 보여. 왜 떨어지는지 알아? 겨울엔 춥고 물도 모자라니까 나무가 잎을 버리는 거야. 잎이 붙은 자리에 얇은 벽을 만들어서 물을 끊어. 그러면 잎이 마르다가 툭 떨어지지. 아빠가 재밌는 거 알려줄까? 아마 어른들도 잘 모를걸? 가을은 계절 이름이잖아, 그치? 그런데 수확한다는 뜻도 있다! 그래서 '가을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거의 안 쓰지. 영어도 옛날엔 가을을 harvest, 그러니까 수확이라고 불렀대. 지금 쓰는 fall은 잎이 떨어진다는 뜻이고. 한국어랑 영어랑 의미가 비슷하지? 너희도 다니면서 가을이 오는 게 보이는지 찾아봐. 하나 찾으면 저녁에 아빠한테 말해 줘. 알았지?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사랑한다 2026년 9월 3일 아빠가 아이유 〈가을 아침〉

2026년 9월 2일

입추가 8월 7일, 처서가 8월 23일이었다던데, 둘 다 지났고 이제 9월이니 가을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래서 그런가, 요즘 잠자리가 종종 보인다. 그치? 너희도 알다시피 잠자리 애벌레는 물속에서 모기 애벌레인 장구벌레를 잡아먹는 녀석이지. 어려서도 모기를 잡아먹고 커서도 모기를 잡아먹는 아주 좋은 녀석이지. 재밌는 거 하나 알려줄까? 어떤 잠자리는 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온대. 대단하지? 우리나라 겨울이 그 애한테는 추워서, 제비도 아닌데 해마다 남쪽에서 바람을 타고 온대. 이름이 뭘까요? 그 애 이름은 된장잠자리! 그리고 잠자리는 아니지만 나비도 태풍에 날려 온대? 이름이 “길 잃은 나비”야. 재밌지? 한자로는 미접이라고 하던가? 그나저나 기후가 바뀌어서 얘들도 이제 겨울을 버틸 수 있을까 싶기도 하네? 어릴 땐 잠자리 반, 하늘 반 이렇게 많아서. 잠자리를 자주 잡았지. 잠자리 잡을 때 최면을 건다고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다가가기도 하고, 뒤에서 냅다 잡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잠자리에게 미안할 일을 많이 했지. 예전 시골, 아빠의 할아버지, 그러니까 너희 증조할아버지 집 처마 끝에 제비가 살았었다? 마루에 누워 보고 있었는데, 새끼 제비가 밥 달라고 깍깍거리며 보채는 거야. 밥 달라고. 그러면 엄마 제비가 휙 나가더니 잠자리를 잡아서 새끼 입에 던져주더라고. 그러다 어쩌다 하루는, 아빠가 크루즈에서 요리사에게 계란 잘못 던져 줬던 거마냥, 잠자리가 새끼 제비한테 먹히다 말고 툭 떨어지는 거야. 잠자리가 죽어가고 있길래 얼른 새끼 제비에게 주워다 던져줬지. 으. 별로였어. 그다음부터는 제비집 안 쳐다봤어. 그렇게 많던 잠자리가 요즘은 그때보단 덜 보이네? 제주도는 날씨 탓에 엄청 나오기도 했다던데. 이제 비가 그치면 밖에서 놀기도 하겠지? 그때 잠자리 몇 마리 봤는지 세었다가 아빠한테도 알려줘. 그럼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9월 2일 아빠가 자전거 탄 풍경 〈보물〉

2026년 9월 1일

어제 아빠는 감동했다. 아빠 왔다고 라면도 해주고 계란 프라이도 해주고. 그 쪼물딱거리며 움직이던 손이 아직 작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려 하고 사실 아빠가 티를 충분히 내진 않았지만 그래도 꽤 감탄하고 있었어! 오해하면 안 돼. 아빠가 피곤해서 평소에도 티가 안 나는데 더 티가 안 난 거야. 알았지? 아빠는 표정 변화가 적어서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고 무서워서 쉽게 못 다가가겠다고 말한 사람도 제법 있었거든. 그러니 티가 안 난 거야 알았지? 그러고 보니 아빠도 처음 밥을 짓는 걸 배운 게 9살이었지 아마? 몇 년 전, 보이스카우트 행사 문제로 시끌시끌했던 것을 보면 지금도 있긴 있겠지? 얼마 전에도 강원도에서 잼버리를 했다더라. 아빠는 9살 때 캠프에 참가만 했었던 것 같은데, 거기서 하루 묵으려면 밥을 할 줄 알아야 했던 거야. 그래서 부랴부랴 밥 짓는 걸 배웠지. 압력밥솥이라고,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 밥을 짓는데, 불 조절을 잘해야 했거든? 시간도 보고 냄새도 잘 맡아가면서. 근데 자리 비운 사이에 밥이 몽땅 타버린 거야!! 결국 곤지암 할아버지와 투덜거리며 먹었던 기억이 나. 그리고 그때 배운 걸 지금까지 써먹는데, 의외로 아빠가 한 밥이 맛있다며 다들 좋아하더라. 비슷한 나이에 너도 하려고 하는 걸 보니 그때 생각도 나고 그러네. 그래도 불 옆은 위험하니 항상 조심하고 불 켜 놓고는 자리 뜨지 마라. 아빠가 그러다 태웠거든. 요리 도구도 조심해야 한다. 알았지? 오늘도 재밌는 하루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9월 1일 아빠가 강산에 〈넌 할 수 있어〉 노라조 〈카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