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책이나 노랫말 같은 게 오래오래 머릿속에 남을 때가 있어. 그게 살면서 기준이 되기도 하지. 어떤 사람한테는 그게 수필이고, 누구한테는 시나 소설, 또 누구한테는 역사야. 자기가 생각하는 영웅을 따르는 사람도 있고. 종류는 여러 가지지만, 결국 접했던 글이나 말이 마음속 깊이 남는다는 얘기야. 아빠도 그런 이야기를 간간이 너희한테 해 주지. 할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셨다는 둥,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는 둥. 그런데 지금 쓰려는 건 노래야. 아빠가 어렸을 때 본 만화 영화 〈영혼기병 라젠카〉의 오프닝 곡은 넥스트의 〈해에게서 소년에게〉야. 만화는 처음에는 정말 재밌었는데, 끝이 엉망이어서 결국은 망했어. 노래만 엄청 유명해졌지? 근데 그게 정말 좋은 노래였어. 그래서 아직도 듣고 있다니까? 좀 부끄럽긴 한데, 노랫말 가운데 한두 구절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 너희도 나중에 좋았던 문구가 있으면 기억했다가 알려줘.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11월 5일 아빠가 어려운 말 풀이 수필 — 정해진 틀 없이, 살면서 겪거나 느낀 걸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이야. 간간이 — 가끔씩, 이따금이라는 뜻이야. 구절 — 말이나 글의 한 토막이야. 기준 — 무언가를 판단할 때 바탕으로 삼는 잣대야. 영웅 — 재주와 용기가 남달리 뛰어나서, 보통 사람은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이야. N.EX.T 〈해에게서 소년에게〉
13일 만에 쓰는구나. 주 1회는 쓰려고 하는데 잘되지 않아 매번 아빠 스스로 게으름을 탓하곤 해. 넘어가줄 거지? 글쎄, 오늘은 좀 어렵고 재미없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가끔 너희를 볼 때면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는데, 그건 너희의 말투야. 원하는 것을 말할 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돌려서 간접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더구나. 예를 들자면, 특정 과자가 먹고 싶을 때 “이거 누나가 좋아하는 건데”라고 말을 해, 아빠나 엄마가 “그럼 살까?”라고 알아채서 반응하게 하는 말투지. 엄마나 아빠가 지적은 한다만 사실 이런 말투는 대단한 말투고 예전부터 권장했던 방법이야. 심지어 2천 년 전에 쓰인 사마천의 『사기』에도 이런 방법을 써서 왕 다음 자리인 재상에 올라간 손숙오라는 사람의 사례를 실어서, 이 사람이 관리의 모범이라고 칭찬할 정도였으니까. 이 사람은 원하는 걸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돌려 깨닫게 했대. 예를 들면 사람들이 바퀴를 크게 만들게 하고 싶은데 잘 안 되니, 문턱을 높여 작은 바퀴는 넘어가는 데 매우 어렵게 해 사람들이 자진해서 바퀴를 크게 만들게 했다는 것처럼.* “나 이거 사줘!”처럼 원하는 걸 바로 말하면 반감을 사기 쉬워서, 되레 원하는 걸 얻기 어렵거든. 하지만 굳이 직접적으로 말하라고 지적했던 이유는 아직 어려서이기도 하고, 요즘은 직접적으로 말하는 게 뭔가 당당해 보이는 세태가 된 것 같아서? 모르겠다. 엄마도 아빠도 엄마, 아빠라는 것을 처음 해보다 보니 서로 많은 이야길 나누지만 늘 어렵네. 그러니 아빠, 엄마가 좀 실수해도 이해해줄 거지? 그래서 결론은 너희는 너희 의사를 아주 잘 이야기하고 있다는 거고. 조금만 더 잘 들리게 이야기해줬으면 더 좋겠다. 그럼 오늘 하루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10월 26일 아빠가 * 손숙오 이야기에서 아빠는 ‘바퀴’라고 했는데, 『사기』 원래 글에는 바퀴가 아니라 ‘수레’를 높이게 했다고 나와. 초나라 사람들은 바닥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