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오늘 감기 때문에 병원에 갔다지? 어떻게 감기에 걸렸고 현재 네가 어디가 아픈지, 그래서 병원에 가야겠다며 네가 엄마에게 말했다던데 어린 나이이지만 대단하다. 그렇게 논리적으로 말하려 여러 사람이 노력하고 훈련을 하지만 잘 안 되어 자기의 생각을 잘 전달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 지금도 어려워하지만 아빠도 어렸을 때 그게 잘 안 되었는지 곤지암 할머니가 웅변 학원을 보냈다고 했었거든. 지금은 연설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쓰지만 당시엔 웅변이라는 말을 했었고 유행이었지. 여러 사람이 보는 단상 앞에 서서 자기의 생각을 일장 연설하는 법을 배우는 거였거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 줄 수 있다는 말이 많아 당시에 유행했던 것 같아. 지금은 직접적인 웅변이나 연설이 아닌 다른 것으로 배우지. 발표 연습이라든가 유튜브로 방송을 하거나 쇼호스트로 나와 홈쇼핑에서 남에게 판매하는 법을 배우거나 등등. 점점 세분화되면서 바뀌더라. 그런 일을 하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로 전달하는 법에 익숙해지면 아빠보다 말을 잘하게 되지 않을까? 아빤 이상하게 말로는 아빠 생각이 온전히 다 전달이 안 되더라. 너무 축약해서 말이 나가는 경우도 있고 글보단 잘 안 되더라. 사람마다 말이 더 잘 되는 사람, 글이 잘 되는 사람이 있다던데, 아빠는 후자인가 봐. 이따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가면 오늘 하루 어땠는지는 말해 줘.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9월 4일 아빠가 옥상달빛 〈수고했어, 오늘도〉
어제 편지에도 썼지만 이제 가을로 접어드는 게 눈에 보이네. 첫 번째는 하늘!! 비가 와서 그렇기도 하지만 가을 하늘은 유독 높지. 나중에 학교에서 배울 테지만 빛이 흩어지는 것 때문에 그렇게 느껴진다고 하더라. 신기하지? 두 번째는 낙엽. 아직 눈에 띄게 많진 않지만 슬슬 떨어져 있는 게 보여. 왜 떨어지는지 알아? 겨울엔 춥고 물도 모자라니까 나무가 잎을 버리는 거야. 잎이 붙은 자리에 얇은 벽을 만들어서 물을 끊어. 그러면 잎이 마르다가 툭 떨어지지. 아빠가 재밌는 거 알려줄까? 아마 어른들도 잘 모를걸? 가을은 계절 이름이잖아, 그치? 그런데 수확한다는 뜻도 있다! 그래서 '가을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거의 안 쓰지. 영어도 옛날엔 가을을 harvest, 그러니까 수확이라고 불렀대. 지금 쓰는 fall은 잎이 떨어진다는 뜻이고. 한국어랑 영어랑 의미가 비슷하지? 너희도 다니면서 가을이 오는 게 보이는지 찾아봐. 하나 찾으면 저녁에 아빠한테 말해 줘. 알았지?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사랑한다 2026년 9월 3일 아빠가 아이유 〈가을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