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보자. 전에 만화 이야길 했었지? 아빠가 어릴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마르고 닳도록 자주 보던 만화책이 하나 있었지. 전략 삼국지!! 무려 60권짜리였지. 정말 재밌게 봤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네. 곤지암 할머니가 아빠에게 다른 집 아이 줘도 되냐고 물었던 기억이 있는 걸 봐선 누구 줬겠지. 뭐 그보다 이제 살면서 누군가가 너희에게 삼국지 이야길 많이 할 거야. 오늘만 해도 아빠와 엄마가 삼국지에 나오는 고사인 삼고초려를 이야기했다니까? 아빠가 너희에게 처음 이야기해주는 거라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 하하 너희에게 말해야 할 건 삼국지가 뭐냐는 거겠지? 옛날 중국 역사 소설 이야기인데 그중에서도 나라가 셋으로 나뉘어 싸울 때가 있었어. 나라가 나뉘어 서로 싸우는 걸 내전(內戰) 이라고 하는데 어찌나 대단하고 유명한지 최고의 내전이라고들 해. 그 이야기 속 사건과 사람들이 너무 흥미로워서 1,7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이 그걸로 이야기할 정도야. 그뿐인가? 게임, 영화, 드라마도 만들어서 사골마냥 울궈먹지. 아빠도 좋아해서 지금도 시간 날 때 가끔 봐. 어떤 영웅은 미래를 꿈꾸며 사람을 모으고 어떤 영웅은 자신의 꿈을 이뤄줄 사람을 찾아다니고 어떤 영웅은 전쟁에서 멋진 활약을 하기도 하고 어떤 영웅은 미래를 준비하고 어떤 영웅은 좌절해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기도 하고 등등등 수많은 사람이 등장해 지금까지도 누가 좋니, 누가 세니, 누가 더 똑똑하니 등으로 다투고 있지. 그때 만들어진 내용이나 제도가 오늘까지 내려오는 것도 있고. 예를 들면 당시 관리를 1~9품으로 나눴는데, 그게 여러 나라에 전해져서 오늘날 대한민국까지 영향을 줬어. 건너건너긴 하지만 우리나라 공무원도 1~9급으로 나뉘어 있지. 지금은 어렵겠지만 나중에 너희들도 꼭 한번 봐봐. 정말 재밌거든. 이야기하니 다시 보고 싶네.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내전(內戰): 안 내(內), 싸울 전(戰). 한 나라 안에서 편이 갈려 서로 싸우는 ...
아빠가 보고 장난감도 샀던 볼트론. 사자 다섯 마리가 합체하는 변신 로보트라 인기가 엄청났었지. 이전에도 말했지만 아빠가 어렸을 땐 일본 만화의 절정기였던 것 같아. 아이뿐 아니라 어른이 봐도 재밌는 것, 아니지, 어른이 볼만한 만화를 아동용으로 만들다 보니 정말 재밌는 게 많았어. 그런데 당시는 1900년대에서 2000년대로 달력이 넘어가기 전이라 뒤숭숭했어. 그냥 날짜만 바뀌는 건데도 앞자리 숫자가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나 봐. 특히 일본이 그게 심했었는지 온갖 만화와 전대물에 어두운 내용이 많이 들어갔어. 기본은 지구가 망하기 직전까지 가는 거지. 볼트론 시작은 이래. 1999년에 핵전쟁이 나서 지구가 다 타 버려. 우주에 나가 있던 다섯 명이 돌아와 보니 고향은 불덩이가 돼 있는 거야. 그러니까 이 애들은 지킬 지구가 없는 채로 싸우는 거지. 로봇은 그다음에 나와. 거기다 파일럿 한 명은 6화에서 죽었을 거야. 후뢰시맨도 만만치 않아. 다섯 명의 아이가 있는데 그 다섯도 원래는 지구 아기였어. 외계인한테 납치돼서 다른 별에서 스무 해를 자랐지. 그러다 어른이 돼서 지구로 돌아와. 싸우러 온 게 아니라 부모 찾으러 온 거야. 그런데 다른 별에서 자란 몸이라 지구에 오래 있으면 죽는대. 마지막 회에선 남을 수 있는 시간이 화면에서 초 단위로 줄어들어. 부모를 찾은 건 다섯 중 한 명. 그마저 찾자마자 헤어져. 지구를 지켜 놓고 지구에서 못 살고 떠나는 거야. 볼트론은 남의 별을, 후뢰시맨은 지구를 지켜. 그런데 둘 다 돌아갈 집이 없어. 하나는 지구가 없어져서, 하나는 지구에서 살 수 없는 몸이라서. 아빠가 어렸을 땐 몰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주인공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았나 싶어. 꼭 그래야 했을까? 그래서 그런가 지금은 그런 거 말고 좀 밝은 내용과 색채의 만화가 많이 나오는 것 같더라. 카봇, 하츄핑, 또봇 등등등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때 있었던 이상한 이야기도 말해줄게.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