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2026년 8월 16일

오늘도 옛날이야기를 들려줄게. 이상하게 너희들이 아빠의 옛날이야기를 좋아하네. 초등학교 5학년 1학기 때였나?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기억이란 게 부정확하니까 대략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면 돼. 너무 기억을 믿으면 안 돼. 어쨌든 그때 ‘열혈강호’라는 만화가 우리 반에서 인기였어. 그래서 반 남자애들끼리 모여서 같이 봤는데, 너무 재밌어서 선생님이 보지 말라고 경고해도 무시하고 보다가 반에서 쫓겨났어. 열 명 넘었던 것 같은데, 재밌는 건 쫓겨난 사람 중에 반장도 있었다는 거야. 그래서 어떻게 했냐고? 운동장에서 고민했는데, 선생님이 교실에서 볼 수 있도록 죄송하다고 하면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반장이 했고, 운동장에 커다랗게 ‘죄송합니다’를 적고 단체로 외치기 시작했지. “선생님! 죄송합니다!” 그렇게 교실로 다시 들어갔어. 잘 전달됐나 봐, 하하. 그리고 그 후 수업 시간에는 만화책을 보진 않았어. 쉬는 시간에 봤지. 너희는 수업 시간에 꼭 수업에 집중해야 한다? 아빠처럼 수업 시간에 만화책 보다가 쫓겨나면 안 돼. 알았지? 그럼 오늘 하루 잘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8월 16일 아빠가
최근 글

2026년 8월 13일

오늘은 무슨 이야길 해볼까? 얼마 전 일을 이야기해 볼까? 아빤 물건을 별다른 일이 없으면 두던 곳에 두는데, 지갑도 마찬가지였어. 한동안 그렇게 썼으니까 당연히 거기 있겠거니 했지. 그런데!! 지갑이 없네? 차를 뒤지고, 이전에 갔던 곳도 다 찾아보고, 집도 구석구석 찾아봤는데 도무지 찾을 수 없었어. 그날은 결국 못 찾았다. 찾다 보니까 이상하더라. 제자리에 두는 건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없어지니까 내가 어디에 뒀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고 흘린 걸 누가 조용히 가져갔나? 현금만 갖고 나머진 버렸나? 이런 생각과 함께 여기저기 의심하게 되는 거야. 그런데! 다음 날, 의자 뒤에서 발견했다. 그렇게 찾을 땐 안 보이더니. 원래 있던 곳에서 굴러떨어졌었나 봐. 너희도 살다가 뭘 잃어버리는 날이 올 거야. 그런데 가끔 나중에 다시 나올 수도 있으니 누군가를 의심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주변을 잘 살펴봐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8월 13일 아빠가

2026년 8월 12일

아빠가 중학교 때 일이었어. 아빠가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을 하기 나흘 전에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되었지. 근데 지금 생각해도 그 시기가 너무 안 좋았어. 네가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학을 간 나흘 뒤에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니까? 나흘 동안 전학 왔으니 내 소개도 하고 아빠 자리 주변에 있는 애들과 통성명을 하고 이름도 외우고 그러다 방학을 맞았지. 그리고 여름방학이 끝나고 다시 교실로 들어갔는데! 웬걸? 애들이 내 이름도 기억 못 하고 “너 누구야? 오늘 전학 왔어?” 이러는 거야? 난 이름도 다 기억하는데! 심지어 선생님도 “넌 누구냐? 너네 반으로 가라.”라고 하더라. 그래서 선생님에게도 언제 전학 왔다고 설명하고. 여름방학 전에 했던 자기소개와 통성명을 처음부터 다시 했지. 눈물 나더라 정말. 정말 그때 그 느낌이란. 지금 와서 생각해도 별로였던 기억이야. 웃겼던 건 내가 친구들 이름을 먼저 알고 있으니 신기해하긴 하더라. 근데 당연하지, 방학 전에 만났잖아. 모르는 걔들이 이상한 거지.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알아야 하는 거 아냐? 허 참. 그래도 역시 학교 다닐 때 말 붙일 때 가장 좋았던 건 “교과서 같이 보자.”, “펜 좀 빌려줘.”더라. 그렇게 한 다음 고맙다고 나중에 매점에서 빵 사서 나눠 먹으면 금방 친해지긴 하더라고. 그땐 학교에 매점이 있었거든. 그래서 쉬는 시간엔 매점으로 달려가 크림빵이나 햄버거 등등을 사 먹었더랬지. 학교 다닐 땐 이러면 금방 친구가 됐는데 어른은 쉽지 않더라. 그럼 좋은 하루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8월 12일 아빠가

2026년 8월 11일

딸, 어제 네가 아빠에게 물었었지? 어렸을 때 재밌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그때도 말을 하긴 했지만 딱히 기억나는 건 몇 안 되다 보니 말을 해주기 어려운데 오늘은 갑자기 떠오르는 게 있다. 지금의 넌 이해하기 어려울 텐데, 어리면 어릴수록 좀 고지식한 면이 있어. 특히 아빤 기본적으로는 고지식한 사람인데 어렸을 땐 얼마나 심했겠어? 오죽하면 별명이 바른생활 사나이였다니까? 약속은 정말 지키려고 노력했고 내가 그러는 만큼 상대의 약속도 받아내려고 노력했지. 그게 사소한 거라도 말이야. 그러다 보니 함부로 약속하지 않기도 했지. 한번은 친구가 아빠에게 게임을 팔아주기로 약속했던 때가 있어. 아빤 시세에 맞춰 사기로 했는데 친구가 자꾸 약속을 어기는 거야? 근데 아빠가 정말 하고 싶은 게임이라 기대가 엄청났지. 이게 문제였어. 친구가 약속을 세 번쯤 깼을까? 정말 너무 화가 나고 열이 받는 거야. 그래서 친구랑 엄청 싸웠지. 어느 정도로 싸웠냐면 선생님한테 불려 갈 정도로. 아빠는 선생님한테 얘기를 했지 친구가 약속을 안 지켰다고. 물론 그때 그건 아빠에게 중요한 일이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사소하고 별거 아닌 일이지만. 그래서 어떻게 됐냐면 그냥 넘어갔어. 싸운 건 싸운 걸로. 약속은 없던 일로. 게임은 못 샀어. 친구랑은 그냥 잘 지냈지 뭐. 여기서 중요한 건, 친구가 약속을 안 지킨 것도 친구 잘못이지만 그걸 가지고 약속을 지키라며 다그친 건 아빠 잘못이지. 그때는 그걸 몰랐어. 지금이야 지킬 약속과 그냥 말로만 하는 약속을 좀 구분하게 됐지만 아직도 어렵다. 어때? 그래도 아빠 어렸을 때 일 하나 더 알게 됐지? 다음에 기억나면 또 알려줄게. 그럼 오늘 하루도 재밌게 보내고 사랑한다. 2026년 8월 11일 아빠가

2026년 8월 10일

오늘 사진을 넘기다가 예전 크루즈 여행을 갔을 때 사진이 나오더라. 그때 참 재밌었지? 아쉬운 게 있다면 아빠가 영어를 참 못했다는 거지. 일본을 방문할 사람은 지금 입국 심사를 하라는 안내 방송을 하는데 그걸 잘못 듣다니. 영어를 좀 더 잘했다면 그럴 일도 없었을 텐데 그건 좀 아쉽네. 그래도 덕분에 입국 심사를 못 받아 못 내렸지만 배에서 전세 낸 듯 실컷 놀았잖아? 그리고 너희가 아빠 놀릴 만한 것도 생겼고. 아빠가 영어를 좀 생존 영어로 막 배워서 그런가? 안 하니까 또 못하게 되더라고. 그래도 말이라도 해보게 된 계기가 사람들과 놀러 가려고, 같이 만난 사람과 밥이라도 먹어볼까 싶어 연습했던 거였는데, 이게 도움이 되어서 그래도 규모는 작지만 나름 영국에 본사를 둔 외국계 회사까지 다녔었다? 그래서 막 외국 테크니션과 임원들 만나 일도 했었다. 대단하지? 물론 유창하진 않아서 번역기 열심히 썼어. 어쨌든 또 필요성이 없어지니 잘 안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못하게 되고 못하다 보니 안 하게 되는 악순환이 되더라. 그래도 다음 여행을 위해선 좀 연습을 해야 하는데 그건 또 귀찮다. 하지만 또 안 하다 보면 써먹을 기회가 왔을 때 써먹지 못하고 눈만 데굴데굴 굴리면서 손짓 발짓할 생각하니 그건 또 싫고 귀찮네 정말. 그러니 너네가 아빠의 통역사가 돼줘. 어차피 학교에서 배우니 잘 배우란 말이야. 그래야 아빠가 또 여행에 데리고 가지. 언젠간 그럴 날이 오길 바라며, 언제나 그렇듯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8월 10일 아빠가

2026년 8월 8일

너희는 아직 모르겠지만, 요즘 사람들 사이에선 주식이 난리야. 엄청 폭등했다가 폭락을 하고 누구는 레버리지를 써서 망했다느니 그리고 지수가 상한가를 치는 게 말이 되냐 등등등 다행인 건 우리는 이미 상승장 전에 돈이 필요해 다 빼서 쓰는 바람에 이런 풍파를 비껴났다는 건데 덕분에 상승장도 못 누렸어. 그래서 엄마가 엄청 아쉬워해. 삼전, 하이닉스로만 천만 원 들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오르기 전에 팔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사람마다 투자야 다 자기만의 방법이 있는 거니 그건 해봐야 아는 거고 아빠도 잘 몰라서 나중에 너희가 직접 해보면서 아빠에게 알려줘. 그런데 그것보다 사실 이게 중요한 것 같아. 요즘 주식이 너무 많이 떨어지고 사람들의 화가 많이 쌓였잖아? 그리고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던 것 같고. 그럼 사람들은 꼭 희생양을 찾아. 근데 그건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는 거 같아. 정부는 개인 탓, 개인들은 정부 탓, 또 누구는 공매도나 다른 세력 탓. 저 중에 사실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 그런데 이건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서 있는 곳에 따라 행동과 말이 달라져. 당장 아빠만 해도 주식으로 폭락장을 겪었으면 동참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비껴나 있어서 이렇게 속 편한 소리를 하는 거지. 그러니 사람과 만나 이야길 할 때는 꼭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 사람의 배경도 같이 살펴봤으면 좋겠다. 같은 이유로 항상 일관성 있는 사람의 말은 의심을 해봐야 해. 항상 그 자리에만 있어서 그런 의견을 내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아직 어린 너희에게 할 말은 아니지만 어차피 안 보여줄 거니까~ 그럼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8월 8일 아빠가

2026년 8월 7일

막내라, 아들아. 미안하지만 아빠는 막내가 아니라 네 심정은 잘 모르겠다. 어제 네가 누나가 자꾸 시키고 태권도장 형, 누나들이 막내라고 신경 안 써줘서 막내는 너무 힘들다며 “난 평생 막내야”라고 엉엉 울던데. 아! 이 말이 압권이었어. “막내라서 좋은 건 내가 오래 살 수 있는 거야?” 아빠가 여기에 대답은 못 해줬어. 일단 너무 웃기기도 했는데, 흔히 가는 덴 순서 없다잖아. 엄마도 웃으면서 이야기하더라. 근데 이제 일곱 살인 네게 이 이야길 할 순 없잖아? 그렇게 억울한 게 생기면 어제처럼 이야기하고 울고 풀어. 아빠 말이 위로나 해결책은 되지 않겠지만, 사실 긁어 부스럼이지 않으면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누나도 누나 나름의 고충이 있고 불공평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아빠도 어렸을 때 네 고모가 곤지암 할머니께 이런 이야길 하면 이해를 못 했고 지금도 그래. 세상은 언제나 나에게 불공평하고 내가 제일 힘든 법이니. 그래도 넌 잘하고 있어. 누나는 지금 초등 저학년인데 두 자릿수 덧셈 엄청 어려워하고 있잖아? 반면에 넌 어제 아빠한테 25+25=50이고, 이걸 각 자릿수에 맞춰 계산하는 걸 말로도 블록으로도 버벅이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했잖아? 어제 아빠랑 엄마가 얼마나 감탄했는지 아냐? 그리고 딸내미야. 넌 동생 좀 그만 시켜 먹어라. 네 방 정리 정도는 네가 해야 하지 않겠니? 그걸 꼭 앉아서 동생을 부려 먹어야겠어? 이런 말 하면 도와주는 대신 뭐 해주기로 했다, 서로 거래했다 하며 울음 가득한 눈으로 너도 억울해할 텐데. 에휴. 됐다. 이러나저러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8월 7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