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방학 숙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곤충 채집을 했다고 했었지? 그때도 적었지만, 아빤 풍뎅이와 사슴벌레를 참 좋아했었어. 당시 아빠 학교는 담벼락에 무궁화를 쭉 심어서 무궁화가 많이 피어 있었지. 어떤 애는 하얀 꽃, 어떤 애는 분홍 꽃 등등 예뻤었지. 무궁화를 보면 꽃이 참 큰데 안을 자세히 보면 꼭 풍뎅이가 꽃가루를 잔뜩 묻히고 그 안에서 놀고 있더라. 동글동글하니 귀엽게 생긴 데다 벌처럼 쏘지도 않고 하늘소처럼 물지도 않으니 데리고 놀기 딱 좋았지. 손에 올려서 이리저리 애가 돌아다니는 거 보고 하다가 다시 놓아주고 그랬어. 문제는 사슴벌렌데 사슴벌레에게 미안한 짓을 참 많이 했어. 온순한 애인데 괜히 잡아다 멋있다고 키우다가 잘못 키워서 애가 죽고 그랬거든. 괜히 싸움 시킨다고 다른 사슴벌레랑 싸움 붙이고. 괴롭히고. 그래도 우린 그게 애들을 괴롭히는 건지도 모르고 톱사슴벌레, 황소사슴벌레라고 부르던 애들은 참 뿔이 멋들어지게 생겨서 좋아했지. 가끔 이렇게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에 더 잔인할 때가 있어. 멋있어서 그래, 좋아해서 하는 거야 라고 했던 행동이 대상에겐 잔인한 행동이 될 거라곤 그땐 미처 몰랐던 거지. 그래서 성악설 이야기가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오늘도 재밌는 하루를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8월 24일 아빠가 산울림 〈개구쟁이〉
어렸을 때, 아빠 학교 앞엔 문방구 대여섯 개가 연달아 있었어. 그때 문방구는 지금의 다이소 같은 인기였다? 당시의 애들에겐 오히려 더 멋지고 재밌는 곳이었지. 항상 북적이던 곳이었어. 온갖 군것질거리와 간식거리, 장난감, 미니카 대회까지 하던 곳이니까. 아빠만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었나 봐.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한 건지 문방구를 주제로 『미나문방구』라는 영화도 있을 정도니까. 정말 재밌었고 좋아했었더랬지. 그런데 말이야. 물론 엄청 즐거운 추억이긴 한데, 냉정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좋았으면 그게 지금도 있겠지. 왜 없어졌을까? 당시에도 문제가 많았어. 문방구는 음식점이 아니잖아? 그런데 음식을 만들어 팔았고, 저가 간식을 팔다 보니 불량식품도 많았어. 그뿐일까? 바가지 논란도 많았고, 뽑기나 오락기를 두고 사행성(도박) 논란에도 휩싸였지. 그래서 결국 지금은 옛날 문방구를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지. 그래서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 두어야 아름답다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사람의 기억도, 옛날이 좋았다는 말도 너무 믿으면 안 돼. 아빠 때는 합성 사진이나 AI 영상이 드물어서 그래도 사진이나 영상은 믿을 만했는데, 이젠 그것도 믿기 힘든 시대가 되어 가고 있어서 큰일이다. 그럼 오늘도 재밌는 하루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8월 23일 아빠가 김진표 〈시간을 찾아서〉 (feat. 이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