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방학 숙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곤충 채집을 했다고 했었지?
그때도 적었지만, 아빤 풍뎅이와 사슴벌레를 참 좋아했었어.
당시 아빠 학교는 담벼락에 무궁화를 쭉 심어서 무궁화가 많이 피어 있었지.
어떤 애는 하얀 꽃, 어떤 애는 분홍 꽃 등등 예뻤었지.
무궁화를 보면 꽃이 참 큰데 안을 자세히 보면 꼭 풍뎅이가 꽃가루를 잔뜩 묻히고 그 안에서 놀고 있더라.
동글동글하니 귀엽게 생긴 데다 벌처럼 쏘지도 않고 하늘소처럼 물지도 않으니 데리고 놀기 딱 좋았지.
손에 올려서 이리저리 애가 돌아다니는 거 보고 하다가 다시 놓아주고 그랬어.
문제는 사슴벌렌데
사슴벌레에게 미안한 짓을 참 많이 했어.
온순한 애인데 괜히 잡아다 멋있다고 키우다가 잘못 키워서 애가 죽고 그랬거든.
괜히 싸움 시킨다고 다른 사슴벌레랑 싸움 붙이고. 괴롭히고.
그래도 우린 그게 애들을 괴롭히는 건지도 모르고 톱사슴벌레, 황소사슴벌레라고 부르던 애들은 참 뿔이 멋들어지게 생겨서 좋아했지.
가끔 이렇게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에 더 잔인할 때가 있어.
멋있어서 그래, 좋아해서 하는 거야 라고 했던 행동이 대상에겐 잔인한 행동이 될 거라곤 그땐 미처 몰랐던 거지.
그래서 성악설 이야기가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오늘도 재밌는 하루를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8월 24일
아빠가
산울림 〈개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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