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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2일

엄마는 어려서부터 정리정돈을 잘하는 편이 아니었어.

엄마가 맨날 아무 데나 휙휙 던져 둔다고 인천 할머니가 야단을 많이 치셨지.

심지어 엄마가 결혼할 때는 이모가 옷장 살 필요 없이 의자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아빠한테 말할 정도였어. (정말 웃겨. 흥!)

사실 옷을 벗어서 옷장에 잘 거는 게 아니라 그냥 의자에 마구 걸쳐 놨거든.

우린 그걸 '옷나무'라고 불렀어. 옷이 열리는 옷나무~

그런데 엄마는 아무 데나 두는 것 같아도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는 잘 알고 있다구.

"엄마, 그거 어디 있어?" 하면 엄마가 알려주지??

그러니까 어디에 있는지 다 알고 있다면 그건 아무 데나 둔 게 아니지 않을까?? 잘 둔 거지~

물론… 보기에 좋지 않다는 건 인정해. 그래서 엄마도 요즘은 물건을 제자리에 두고, 집을 깨끗하게 정리하려고 매일매일 노력하고 있어.

그런데 너희도 맨날 아무 데나 물건을 던져 두고 "엄마! 내 거 그거 어디 있어?" 하고 물어보면 엄마가 조금 짜증 나겠지?

그러니까 너희 물건은 너희가 잘 챙기도록 하자.

기억할 자신이 없으면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도 찾을 수 있게 항상 정해진 곳에 두는 거야. 그래야 나중에 물건을 찾느라 온 집을 뒤지고 다니지 않겠지?

도토리를 아무 데나 숨겨 놓고 어디에 숨겼는지 기억하지 못해서 결국 먹지도 못하고 울창한 참나무 숲만 만드는 다람쥐가 되지 말고,

자기가 가진 물건을 소중하게 여기고 잘 챙기는 멋진 친구들이 되자.

2026년 8월 22일
오늘도 열심히 청소하는 엄마가 -_-+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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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5일

그러고 보면 예전에 아빠의 아빠인 할아버지도, 그리고 할머니도 아빠가 군대 훈련소 시절에 거의 매일매일 편지를 써 주셨던 적이 있었지. 그래도 나름 꽤 긴 기간을 매일매일 편지를 써 주셨는데, 마침 그 생각이 나서 아빠도 이렇게 써 봐. 물론 너네가 언제 볼지는 모르겠다. 아마 계속 못 볼 수도 있겠지. 안 보여줄 거거든. 그래서 뭘 써 볼까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다가 예전 일이 생각나네. 아마 지금부터 삼 년 전인가, 아니 그것보다 더 됐을 거다. 사 년인가 됐을 거다.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아빠가 세탁소를 창업했거든. 육아 휴직 중인 회사를 때려치우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눈이 멀었나 보지 뭐. 그때 아빠 기억으로는 딸내미 네 나이가 세 살, 아들 네 나이가 아마 한 살이었을 거야. 물론 돌은 지났지. 처음에는 매장 마감 시간이 여덟 시라 그 시간에 퇴근을 해 집에 아홉 시에 무난하게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게다가 엄마 아빠가 둘이 같이 일하니까 한 사람은 먼저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어. 처음엔 엄마만 하는 걸로 했지만, 시작하기 직전에 일이 너무 많아 보인다며 엄마가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는 거야. 실제로도 일이 너무 많았지.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이건 평생 할 수 있는 일이니, 하다 보면 육아에도 조금 더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해서 같이 하게 됐지. 그런데 웬걸, 퇴근 시간이 여덟 시인데 첫 주에 집에 새벽 두 시에 들어갔어. 그럼 너네는 누가 봐 줬냐 하면 할머니가 봐 줬지. 인천 할머니랑 곤지암 할머니가 번갈아 오셨어. 나중엔 곤지암 할머니가 전담으로 봐주셨는데, 그 생활이 너네도 알다시피 2년으로 꽤 길었지.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딸내미 네가 그런 얘길 하는 거야. 네가 아빠 옆에 누워 잠들려고 할 때, 어린이집에서 “엄마 아빠가 어디 갔지. 못 말려 정말.” 이랬다고 아빠인 나한테 얘기하는 거지, 계속. 그때는 정말 ‘내가 뭘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 근데 그럴 수밖에...

2026년 8월 11일

딸, 어제 네가 아빠에게 물었었지? 어렸을 때 재밌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그때도 말을 하긴 했지만 딱히 기억나는 건 몇 안 되다 보니 말을 해주기 어려운데 오늘은 갑자기 떠오르는 게 있다. 지금의 넌 이해하기 어려울 텐데, 어리면 어릴수록 좀 고지식한 면이 있어. 특히 아빤 기본적으로는 고지식한 사람인데 어렸을 땐 얼마나 심했겠어? 오죽하면 별명이 바른생활 사나이였다니까? 약속은 정말 지키려고 노력했고 내가 그러는 만큼 상대의 약속도 받아내려고 노력했지. 그게 사소한 거라도 말이야. 그러다 보니 함부로 약속하지 않기도 했지. 한번은 친구가 아빠에게 게임을 팔아주기로 약속했던 때가 있어. 아빤 시세에 맞춰 사기로 했는데 친구가 자꾸 약속을 어기는 거야? 근데 아빠가 정말 하고 싶은 게임이라 기대가 엄청났지. 이게 문제였어. 친구가 약속을 세 번쯤 깼을까? 정말 너무 화가 나고 열이 받는 거야. 그래서 친구랑 엄청 싸웠지. 어느 정도로 싸웠냐면 선생님한테 불려 갈 정도로. 아빠는 선생님한테 얘기를 했지 친구가 약속을 안 지켰다고. 물론 그때 그건 아빠에게 중요한 일이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사소하고 별거 아닌 일이지만. 그래서 어떻게 됐냐면 그냥 넘어갔어. 싸운 건 싸운 걸로. 약속은 없던 일로. 게임은 못 샀어. 친구랑은 그냥 잘 지냈지 뭐. 여기서 중요한 건, 친구가 약속을 안 지킨 것도 친구 잘못이지만 그걸 가지고 약속을 지키라며 다그친 건 아빠 잘못이지. 그때는 그걸 몰랐어. 지금이야 지킬 약속과 그냥 말로만 하는 약속을 좀 구분하게 됐지만 아직도 어렵다. 어때? 그래도 아빠 어렸을 때 일 하나 더 알게 됐지? 다음에 기억나면 또 알려줄게. 그럼 오늘 하루도 재밌게 보내고 사랑한다. 2026년 8월 11일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