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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7일

요즘 오디세이라는 영화가 인기래.

그리고 스파이더맨도 인기지.

공통점은 둘 다 히어로 영화라는 거야.

너희도 히어로 좋아하지?

아빠도 좋아해.

그러고 보니 예전에 히어로를 찾아서 책을 본 적이 있었는데, 아!

사실 히어로를 찾으려 책을 봤다기보단 전설을 찾아보기 위해 책을 조사하고 있었지.

전설! 재밌겠지?

예전에 아빠가 다녔던 도서관엔 향토지리지인가 향토대백과인가 하는 책이 있었어.

그 책엔 대한민국의 여러 지역에 대한 내용, 그중엔 설화와 기원, 전설이 적혀 있었어.

당시에 납량특집이라는 무서운 드라마가 유행이라 귀신, 전설에 관심이 많을 때였거든.

이건 귀신이나 무서운 내용은 아니지만 좀 너무한 이야기야.

아기장수 이야기인데, 간단하게 이야길 하자면

어느 집에 엄마가 아이를 가졌는데, 10달이 넘어도 안 태어나더래.

원래 10달이 되면 아이가 태어나야 하잖아?

근데 10달이 넘었는데도 안 태어나는 거지. 신기하지?

그러다 엄마가 꿈을 꿨는데 너무 이상했다는 거야.

그러다 10달을 한참 넘겨 아이가 태어났는데, 글쎄 아이 겨드랑이에 날개가 있었다는 거야!

그리고 날아도 다니고 힘도 엄청 셌나 봐. 헐크나 캡틴 아메리카, 스파이더맨은 힘은 세지만 날아다니진 않잖아?

대단하지? 신기하지?

그런데 너무 옛날에 태어난 게 문제였어.

조선 시대엔 그런 아이는 나중에 집안을 망하게 할 아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태어난 아이를 부모가 죽였대.

너무하지?

아기장수에겐 나중에 타고 다닐 용마가 있는데 그 용마가 자기 주인이 될 아기가 죽으니 너무 슬펐나 봐.

그 아이가 죽을 때, 하늘에 용마가 나타나 슬프게 울다가 떨어져 용마도 죽고 말았대.

어렸을 때 아빠가 살았던 충주엔 그런 전설이 있어.

그냥 아이일 뿐인데, 너무하지?

짧은 전설이긴 한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나는 걸 보면, 어렸을 때의 아빠도 그런 생각을 했었나 봐.

요즘 히어로 영화가 유행하다 보니 예전에 아빠가 살던 동네 전설도 생각나네.

그럼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8월 27일
아빠가

이승환 〈슈퍼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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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예전에 아빠의 아빠인 할아버지도, 그리고 할머니도 아빠가 군대 훈련소 시절에 거의 매일매일 편지를 써 주셨던 적이 있었지. 그래도 나름 꽤 긴 기간을 매일매일 편지를 써 주셨는데, 마침 그 생각이 나서 아빠도 이렇게 써 봐. 물론 너네가 언제 볼지는 모르겠다. 아마 계속 못 볼 수도 있겠지. 안 보여줄 거거든. 그래서 뭘 써 볼까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다가 예전 일이 생각나네. 아마 지금부터 삼 년 전인가, 아니 그것보다 더 됐을 거다. 사 년인가 됐을 거다.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아빠가 세탁소를 창업했거든. 육아 휴직 중인 회사를 때려치우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눈이 멀었나 보지 뭐. 그때 아빠 기억으로는 딸내미 네 나이가 세 살, 아들 네 나이가 아마 한 살이었을 거야. 물론 돌은 지났지. 처음에는 매장 마감 시간이 여덟 시라 그 시간에 퇴근을 해 집에 아홉 시에 무난하게 도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게다가 엄마 아빠가 둘이 같이 일하니까 한 사람은 먼저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어. 처음엔 엄마만 하는 걸로 했지만, 시작하기 직전에 일이 너무 많아 보인다며 엄마가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는 거야. 실제로도 일이 너무 많았지.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이건 평생 할 수 있는 일이니, 하다 보면 육아에도 조금 더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해서 같이 하게 됐지. 그런데 웬걸, 퇴근 시간이 여덟 시인데 첫 주에 집에 새벽 두 시에 들어갔어. 그럼 너네는 누가 봐 줬냐 하면 할머니가 봐 줬지. 인천 할머니랑 곤지암 할머니가 번갈아 오셨어. 나중엔 곤지암 할머니가 전담으로 봐주셨는데, 그 생활이 너네도 알다시피 2년으로 꽤 길었지.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딸내미 네가 그런 얘길 하는 거야. 네가 아빠 옆에 누워 잠들려고 할 때, 어린이집에서 “엄마 아빠가 어디 갔지. 못 말려 정말.” 이랬다고 아빠인 나한테 얘기하는 거지, 계속. 그때는 정말 ‘내가 뭘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 근데 그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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