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너희의 나이에 맞추다 보니 아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계속해야 하는구나. 그것도 나쁘지 않지.
오늘은 뭘 꺼내볼까?
오늘 꺼내 볼 건 철인 28호! 나중에 인기가 많아지니 철인 28호 FX도 나오더라.
너흰 처음 들어보지? 정말 오래된 만화인데 내용은 간단해.
정말 큰 집채만 한 로봇을 조종해 나쁜 악당을 물리치는 내용이야. 지금의 헬로 카봇과도 비슷한데, 색채가 헬로 카봇과 다르게 조금 더 어두웠지.
연령대가 너희보다 조금 높은 만화책으로 나오고 그다음 만화 영화로 나왔을 거야. 그 영향일 테지.
모습은 나름 귀엽게 생겼어. 표정은 좀 무서웠지만. 졸라맨의 뚱뚱한 버전? 그런 로봇을 게임 패드 같은 걸로 조종하면서 악당과 싸우는 거지.
로케트 주먹도 날리고. 아! 이건 마징가인가? 마징가도 나중에 시간 되면 알려줄게. 근데 이건 애들 보긴 좀 그래.
이 만화를 보던 때 얘기를 좀 하자면. 아빠 어릴 적엔 TV에 만화 영화가 정말 많이 나왔어. 주로 일본과 미국 만화였지. 당시 일본은 정말 세계에서 잘나가던 국가 중 하나였거든. 물론 지금도 경제 대국이지만 그때와 같은 위상은 아니지.
보통 잘나가는 국가는 예술 쪽이 쭉쭉 성장하기 마련인데, 당시 일본은 음악과 만화, 만화 영화가 그랬었나 봐. 그땐 일본 음악과 만화책은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못했어. 그래도 만화책은 몰래 들어오곤 했지.
어쨌든 만화 영화는 TV에서 해주니 접하기 쉬웠지. 일요일 오전에 하는 것도 있었고 이게 얼마나 난리였냐면, 교회를 다니는 친구는 이 만화를 보려고 교회를 안 간다고 할 정도였다니까?
평일 오후에 하는 것도 있었는데, 이 시간에 틀어주던 게 아마 일본 만화였을 거야.
그렇게 아빠 어릴 땐 로봇 만화가 많이 나왔고 아빠도 좋아했는데, 그래서 그런가 꿈에서도 나오더라?
아빠가 철인 28호를 조종하면서 미사일이 떨어지고 포탄이 떨어지는 도시에서 악전고투를 하는 꿈이었어.
건물 뒤로 숨고 도망치며 싸우고 또 숨어서 피하고 또 싸우고.
어찌나 생생한지 자고 일어났는데도 힘들 정도였다니까? 지금도 생각나는 걸 보면 정말 생생했나 봐.
너희는 요즘 어떤 꿈을 꾸면서 자는지 모르겠다.
오늘도 재밌게 잘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8월 28일
아빠가
W&Whale 〈R.P.G. 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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