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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2일

요즘 아빠의 취미 생활은 이렇게 글 쓰는 거야.
짧고 가벼운 편지 형식의 글이지만 그래도 꽤나 품이 들어 그동안은 잘 하지 않았던 거지.

어떤 품이 드냐고?
그림이나 레고, 만들기를 할 때와 비슷해.

어떤 내용을 쓸지 고민하고
그 내용이 너희에게 적합한지 고민하고
사실에 부합하는지 고민하고
어떤 형식으로 어떻게 쓸지 고민하지

그 이후는 아빠가 못하는 작업이야.
그림으로 치면 잘 못 그린 곳을 지우고 수정하고
레고로 치면 블록 잘못 쓴 거 찾아서 고치는 작업이지.

글에선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또는 문맥 등등인데
아빤 이런 걸 잘 못 고치거든.

다행히 요즘은 AI라는 것이 있어 잘 못하는 걸 대신 도와주고 조언해줘서 이렇게 편하게 쓰는 거지.

그러고 보면 요즘 AI는 정말 놀랍더라.
예전엔 그저 대화나 좀 하는 정도로 쓸 수 있었는데, 요즘은 만들고 싶은 게 있다면 컴퓨터 세상에서는 어지간한 건 만들어주니 말이다. 그렇지?

보드 게임이나 숫자 게임, 아빠가 필요한 프로그램 등등을 만들어 봤는데, 모양새나 만듦새, 기능의 차이는 있겠지만 예전엔 감히 엄두가 안 나던 일들을 하게 되니 놀라울 뿐이지.

거기에 잠깐 사이에 이렇게 변했으니 앞으론 또 어떻게 변해갈지 몰라 궁금하기도 해.
혹시 모르지 예전과 같은 설레발이었을지도?

예전에 인터넷이 막 퍼지기 시작할 때 그런 이야기가 많았거든.
일자리가 줄어든다.
동네는 다 망한다.
직장에서 쫓겨나는 사람이 많을 거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에게 가장 좋았던 말은 "이제 창의적인 사람이 돼야 하니 굳이 외우는 공부는 하지 않아도 된다!"였어.
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모두 만세를 외쳤지.

물론 그 말이 틀렸다는 건 증명됐어. 창의력도 지식이 있어야 나오는 법이더라고.

요즘에도 다시 그런 말이 도는 것 같기도 한데 이번엔 어떻게 될지 걱정이네.
그러니 외우는 공부 우습게 보는 말이 돌아도 너희는 한 귀로 흘려.

오늘도 기우 하나를 적으며 글을 마무리할게
오늘도 재밌게 보내고
오늘도 사랑한다

2026년 9월 12일
아빠가

어려운 말 풀이

품 — 어떤 일을 하는 데 드는 힘과 수고. "품이 든다"는 손이 많이 간다는 뜻.

문맥 — 글에서 앞뒤 문장이 이어지는 흐름. 문맥이 안 맞으면 읽다가 "어? 이게 왜 여기 나와?" 하게 돼.

만듦새 — 만들어진 모양이나 솜씨. 얼마나 튼튼하고 깔끔하게 만들어졌는지.

엄두 — 감히 해 보려는 마음. "엄두가 안 난다"는 시작할 마음조차 안 든다는 뜻.

설레발 — 일이 벌어지기도 전에 미리 호들갑을 떠는 것.

창의력 —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힘.

기우 —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것. 옛날 기(杞)나라 사람이 하늘이 무너질까 봐 걱정했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

장기하와 얼굴들 〈그건 니 생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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